2021. 8. 25. 00:39ㆍ카테고리 없음
"추억의 우유갑 로봇"
내 어린시절을 떠올리면,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그렇게 많지 않다. 바다에서 배를 타고는 멀미를 너무 심하게 해서 구토를 했던 기억, 시골에서 메뚜기를 잡으로 갔던 날, 유치원 때 아버지를 몰래 따라가다가 길을 잃어버려서 크게 혼났던 기억 등 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추억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우유갑 로봇이다. 아직까지 그 우유갑 로봇은 내 기억 속에 생생하다. 다 마신 500ml 우유갑을 사용하여 로봇의 몸통으로 만들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 종이를 앞, 뒤로 번갈아가 접어 가며, 팔과 다리를 붙이니 그럴싸한 로봇이 완성되었다. 로봇의 팔, 다리 만드는 종이접기는 나도 아버지를 따라서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었다. 장난감이 많지 않았던 그 시절, 나는 나와 아버지가 직접 만든 로봇을 오랫동안 가지고 놀았던 것 같다. 그 이후로도 아버지는 다양한 물건을 활용하여 내가 놀 수 있는 장난감을 만들어 주셨다.
"말도 안되는 유치원 온라인 종이접기"
인도네시아는 코로나 상황이 너무 심각하여, 아이들은 아직까지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로 이주 해온 후, 아이가 유치원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난 날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래서 아이는 이제 줌으로 하는 온라인 수업이 익숙하다. 나도 요즘 부쩍 늘어난 온라인 미팅에 적응을 하고 있긴 하지만, 직접 만나서 하는 대면 회의보다는 효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아이 공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와중 와이프가 유치원 온라인 수업에 엄청난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종이접기 수업에서 아이들이 따라서 접을 수 있는 수준으로 수업을 해야 하는데, 온라인에서 심지어는 어른들의 도움이 없이는 따라 할 수도 없는 주제를 지속적으로 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는 무척이나 중요한데, 아이들에게 종이접기는 하나의 작은 과제이며, 그 과제를 끝냈을 때는 그만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제가 너무 어려울 경우 쉽게 포기하게 되고, 부모님에게 의지 하게 되기 때문에 아이의 성장에 좋지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와이프는 바로 유치원에 컴플레인을 했고, 선생님께서는 시정을 약속하셨다.
"종이접기로 두뇌 발달"
나는 요즘 딸아이와 종이접기를 시작하였다. 접고, 자르고, 찢고, 붙이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완성물로 만드는 종이접기는 간단하면서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어 최소의 재료로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놀이학습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 종이 접기라, 복잡하지는 않지만, 아직까지는 아이는 아빠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아이는 그림과 함께 아빠의 설명을 듣고, 법칙을 발견하게 되면, 금세 작은 손을 움직여 곧 잘 따라서 만들게 된다. 종이접기는 소근육 발달에 도움이 된다. 신체 발달을 뿐만 아니라 창의적 사고를 기르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아이와 종이접기를 할 때 중요한 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성하는 것이다. 아이와의 종이접기를 중도에 포기한다면, 아이는 향후 다른 일을 하다가도 쉽게 포기하는 성향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빠의 종이접기 시작과 마무리는 끈기를 가지고 끝까지 해내는 아이로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아이의 경우 아빠와 함께 스스로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요즘 종이접기는 책, 영상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데, 나의 경우 핀터레스트(Pinterest)를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개구리를 만들어 손끝으로 점프를 시키고, 종이접기 몇 번으로 애벌레를 만들어 빨대로 불어 실제로 애벌레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요즘 비행기 수준은 내가 어렸을 때 접었던 단순한 종이비행기가 아니라, 새처럼 날개를 펄럭이며 비행하는 수준이다. 다 마신 코카콜라 500ml 페트병과 고무줄만 있으면 자가동력으로 움직이는 멋진 배를 만들 수도 있다. 이제 더 이상 종이 접기는 놀이가 아니라 어린이 과학이라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두뇌 발달을 위하여 종이접기를 선택하고 있다.